‘시누이 남편(媤姊妹夫)’의 호칭, 지칭
‘남편 누나의 남편’은 곧 ‘손위 시누이의 남편’이요 ‘남편 누이의 남편’이라면 ‘손아래 시누이 남편’이다. 전통 사회에서 시누이의 남편은 이른바 내외법(內外法)을 엄히 지켜야 하는 어려운 상대라서 서로 대하기가 거의 불가능하였으므로 아예 호칭어가 생기지도 않아서 마땅히 부를 말이 없었다.
다만 제3자를 위하여 사용하는 지칭어는 ‘시누이 남편, 시매부’ 등이었다 하며, ‘누나의 남편’을 ‘자형, 매형’이라 하고, ‘누이’의 남편을 ‘매부, 매제’라 하는 바와 같이 ‘시누나 남편, 시누이 남편’을 구분하는 한국 한자어가 없었으므로 억지로 구분할 필요가 있을 때에는 ‘손위 시누이 남편(시매부), 손아래 시누이 남편(시매부)’이라 하였다는 촌로(村老) 안어른도 있었다.
그러나 최근에 들어서는 도시화에 따른 거주 이동의 자유로움 때문에 길흉사 등으로 서로 얼굴을 대하여 자주 만나는 처지이므로 시누이의 남편에 대한 호칭도 빈번하게 쓰이게 되어 과연 무엇이라 불러야 할까 고민을 하고 의문을 품기도 한다. 그래서 국립국어연구원의 ‘표준 화법 해설’에서 표준적인 호칭을 마련하여 ‘손위 시누이의 남편’에 대해서는 ‘아주버님’과 ‘서방님’을 모두 사용할 수 있고, 손아래 시누이의 남편에 대해서는 ‘서방님’만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하였다. 타인에게 시누이의 남편을 가리켜 말할 때에는 자녀의 이름을 넣어 ‘OO고모부’와 같이 말할 수 있으나, 직접 얼굴을 맞대고 부를 때에는 ‘아주버님’이나 ‘서방님’이라고 부르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했다.
중부 방언권 사람들은 위처럼 ‘시누이 남편’을 ‘아주버님, 서방님’이라 한 바가 있었던 것으로 이야기가 된다. 지금 영남 사람들도 ‘남편의 형, 남편의 아우’를 전통의 방언 ‘아즈벰, 아지벰’을 버리고 ‘아주버님’이라고들 하므로 ‘남편 누나의 남편, 남편 누이의 남편’에게 ‘아주버님’ 호칭, 지칭이 혹시는 가능하리라 생각하는데, 문제는 그래도 더욱 다수인이 승인하기가 어려운 호칭어 내지는 지칭어라는 점이다. 영남의 어느 문중에서도 ‘시누이 남편’을 그렇게 부른 전통, 역사가 없었기 때문이다. ‘표준 화법 해설’이 그렇게 되어 있으므로 신세대들에게는 억지로 그렇게 가르칠 수도 있겠으나 30대, 40대 이상의 여성들로 변혁이 거의 불가능한 경우가 문제가 되겠는데, 그들 여성이 ‘손위 시누이 남편’에게 사용할 적절한 호칭어, 지칭어를 들라 하면 나는 이른바 종자칭(從子稱)을 쓰도록 권장하고 싶다. 우선 자기 아이의 이름을 붙여 ‘○○고모부님’과 같이 부르고 지칭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또는 이른바 종지칭(從地稱)이라는 것이 있은 바라, ‘남편 누나 남편, 남편 누이 남편’이 사는 곳 이름을 붙여 ‘안동 고모부님’ 등과 같이 호칭, 지칭할 수도 있다. 또는 그 ‘시누이 남편’의 ‘아들, 딸’ 이름 다음에 ‘어른, 아버지’를 붙여 ‘길동이 아버지, 길순이 아버지’라고 하는 것도 가능하고 무난한 호칭, 지칭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남편 누이 남편’인 경우는 자신과 동갑이거나 두세 살 차이라면 역시 위와 같이 하고, 네댓 살 이상 연령차가 아래라면 ‘김서방, 이서방’이라 하여도 문제가 없으리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