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하(年下)인 손위 남자 동서(同壻)와 ‘나’ 사이의 언어 예절

 


33세에 26세인 아내와 혼인하여 처가에 갔더니, 28세인 처형(妻兄)이 대학을 졸업하던 해 캠퍼스 커플로 혼인을 해서 명색이 ‘손위 남자 동서’라는 사람이 자기보다 4살이 적은 후배더란다. 그런데 문제는 연하인 그 동서가 어른 노릇을 하려들면서 형이라 부르라 하고 또 당연히 윗사람이니까 경어를 써 주도록 요구하는데 이 노릇을 어찌 하냐고 물었다.


<답> 남자인 경우 나이 적은 할아비는 있어도 나이가 아래인 형은 존재하지 아나한다는 말이 전한다. 처가의 여자 형제 곧 자매(姊妹)의 순서를 따져서 자신이 위이니까 보다 나이가 많은 남자 동서에 맞서 연하인 사람이 형 노릇을 하라는 법도는 애초에 생겨나지도 않았다. 한 마디로 형 노릇을 하려드는 연하의 손위 동서는 정신이 나갔거나 본 배가 너무 없는 개X쇠가 틀림없었을 것 같다.


우리 나라 역사상 돈독한 우정(友情)으로 유명한 오성(鰲城), 한음(漢陰) 두 분의 연령 차이는 우리식으로 헤아려 7살이었다. 지난 시절에 서당이나 향교에서 동문수학(同文修學)하던 나이 차이도 대략 7세, 8세 정도는 났으므로 전통 문화에서 허교(許交)할 수 있는 나이를 그 정도로 잡았다고 한다. 그래서 옛사람들은 ‘벗 사이, 처남과 매부 사이, 남자 동서 사이, 처가 쪽 인족(姻族) 남자’ 등등은 8살 차이까지 경어(敬語)로 말하지 않고 허교를 하였단다.


지금은 세상이 많이 바뀌어 ‘네 살’ 차이만 나도 한 쪽이 대학 졸업반인데 또 한 사람은 고등학생일 수 있으므로 물론 꼭 옛날의 습속을 지키도록 고집할 수는 없다. 그러나 우리의 전통이 위와 같았기에 나이는 적지만 처가 쪽으로 ‘언니’ 되는 사람의 남편이 ‘처제’되는 사람의 남편에 비해 네댓 살 연하임에도 불구하고 윗사람 노릇을 하겠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아니한다.


그럴 경우 나이가 많은 손아래 동서는 나이가 적은 손위 동서를 ‘김과장, 이부장, ○○(그 집 아이 이름) 아버지(어른), ○○(자기 아이 이름) 이모부’이라 호칭하고, 말은 허교 혹은 상경(相敬)으로 하며, ‘김서방, 이서방’으로 지칭하는 것이 편하다.